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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간 女교주 원격설교…머리채 잡고 뺨 ‘철썩’(영상)

감옥수감 이단 교주들, 간접 통제 백태
“신옥주 원격 설교문” “ARS 환자 기도 이재록” “비키니 사진 뒤 정명석 사인”

  • 기사입력 2023.03.22 15:24
  • 최종수정 2023.03.23 15:20
  • 기자명 신은정 이현성
은혜로교회 교주 신옥주가 성도들을 '타작마당'이라는 이름으로 폭행하는 장면. 국민일보DB


# 교주가 서 있어야 할 강대상엔 아무도 없다. 수십 페이지의 A4용지에 빽빽하게 적힌 문서를 누군가 읽어 내려간다. “모두 찾아서 합독하거라” “모두 일어나서 합독하거라” 문서 속 지시에 모인 사람들이 다 같이 성경을 찾아 소리 내 읽는다. 보이지 않는 교주가 적어준 대로 신도 이름이 일일이 불린다. 게으른 자로 규명된 ‘은정 선희 희준(이하 모두 가명)’에게 “계속 그렇게 게으르고 더러운 채 죽을 것인지 반드시 대답해라”는 윽박이 날아든다.

현재 복역 중인 교주 신옥주가 은혜로교회 신도를 대상으로 최근 벌이는 원격 예배 모습을 예상한 장면이다. 지난해 12월까지 은혜로교회 신도였다 탈교한 이가 이윤재 은혜로교회피해자모임 대표에게 넘겨준 신옥주의 설교문이 바탕이 됐다. 신옥주는 감옥에서 60쪽에 가까운 설교문을 매번 보내와 비대면 설교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교문은 한 편의 연극 대본처럼 이뤄졌다. 지시문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같이 읽으라는 뜻의 “합독하라”는 명령이 대표적이다. 한 설교문에만 40여번의 합독 지시가 확인됐다. “일어서서” “큰 소리로” “정신을 차리고”라는 부연도 꼼꼼히 적혀있다.

신옥주는 자리에도 없는 자신을 등장시켜 “나한테 대답하거라”고 명령하기도 한다.

그는 설교문에 ‘하나님께서 슬프게 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시는 나를 감옥에 가두시는 것을 허락하셔서라도 너를 고치시는 이 사랑이 안 보이고 안 들리느냐’라고 쓰며 자신이 신도를 대신해 감옥살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옥주는 특히 신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지목한다. 말씀 봉독부터 질책과 꾸지람도 이어진다.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환각 상태에 있는 미친 자들”로 명명된 신도 여럿에게는 “흉악한 귀신들, 무슨 범죄자들인지 너희가 아느냐”는 꾸중이 내려진다. “뉴욕 희선(가명)성도에게 인정을 받아라” “재석(이하 가명)은 민석 지훈에게 배우거라” “진실로 믿으면 행동한다”하는 식의 분부에 가까운 말도 있다.

실명이 언급된 신도는 죄를 씻는다는 명목으로 신도들이 서로의 뺨을 때리는 ‘타작마당’의 대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회는 신도에게 신옥주에게 편지를 보내도록 강요하는데, 신옥주가 편지 내용을 읽고 해당 신도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재 은혜로교회피해자모임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은혜로교회 신도들은 한 달에 2~3회 교주가 쓴 편지를 가지고 예배를 드린다”며 “신도들도 주기적으로 교주에게 편지를 보내야 한다. 교주는 감옥 안에서 신도들의 편지로 신앙 상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은혜로교회 교주 신옥주씨가 성도들을 폭행하고 있다. 은혜로교회 종교의식인 이 행위는 '타작마당'으로 불린다. 국민일보DB


신옥주는 설교문에 ‘결국 너희 패역을 고치시기 위해 타작마당을 하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타작마당과 약속하신 땅에 이주하는 일이 실상으로 이루어지게 하셨다’고 쓰기도 했다. 수감 전 신옥주는 신도를 대상으로 사정없이 뺨을 때리는 ‘타작마당’을 직접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교주한테 찍힌다는 말로 협박하며 폭행당하는 일을 신도 스스로 받아들이게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전해진다. 신도끼리 서로를 때리라고 시키고 하지만, 타작기계라고 불리는 전문 타작꾼을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교문엔 이런 문장도 있었다. ‘성경에 대한 지식을 무엇이라고 하는지 궁금하다고 하는 데이비드박(가명), 지혜A(가명) 너희는 아직 하나님의 말씀을 멸시하는 자다. 너가 얼마나 교만한지 너희는 아직 모른다.’ 신씨가 신도들의 편지를 받고 쓴 내용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교주가 설교문에서 비난한 신도들은 타작마당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혜로교회 신도들은 교주 신옥주의 눈에 들고자 서로를 고자질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교문에는 “게으르고 술에 취한 수민, 현철, 현경,창은(모두 가명) 너희가 얼마나 패역한 자들인지 보아라”라는 식의 내부 고발에 해당하는 문구가 적지 않게 등장한다. 신옥주는 일부 신도에게 ‘팀장’이라는 직책을 주는데, 그들은 교주와의 활발한 교류는 물론 휴대전화와 와이파이 사용 권한을 받게 된다. 교회는 팀장급 이상 신도들에게 한 달 30기가의 데이터 사용을 허용해주는데, 은혜로교회 관련된 콘텐츠만 시청할 수 있다고 전해진 바 있다.

신옥주는 2018년 7월 24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특수상해,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은혜로교회 교주 신옥주. 국민일보 DB


한국에서도 교회를 이끌었던 신옥주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지정된 뒤 2014년 말 아들 김모씨와 함께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가 지상낙원이라며 신도 400여명을 집단 이주시켰다. 그곳에서 피지에서 큰 기업체를 일궜는데, 그 이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신도 통제와 폭행, 강제 노동이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섰으나 은혜로교회는 현지 권력의 비호하에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했다. 신옥주의 아들인 김씨가 대표로 있는 ‘그레이스로드’ 그룹이 대표적이다.

교주가 감옥에 갔지만, 원격으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신옥주뿐 아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은 감옥에서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JMS 부총재 출신 김경천 목사는 “여신도 문제만이 아니다. 정씨는 옥중에서도 실권자였다”며 “정씨 허락 없이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정씨가 편지 뒤에 답변을 쓰고 사인을 해줘야 실권자들이 움직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감옥에서 여신도의 은밀한 사진도 주고받았다. 반JMS 활동가 김도형 교수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성범죄자에게 비키니 사진을 다 통과시켜주는 건 미친 것 아니냐”고 분노했다. 2013년 수감 중이던 정명석이 한 여성 신도에게 ‘7월에 스타 결재 있다. 사랑해. 사진도 봤다’고 쓴 편지도 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붉은 점선 안)이 지난 2018년 2월 18일 대전 유성구 대전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국민일보DB


김 교수는 “여신도에게 중요 부위를 찍어 보내라고 한다”며 다른 것과 교묘히 합성해 일반 사진처럼 조작하는 경우도 봤다고 덧붙였다. 정명석은 여신도 나체 영상도 수시로 전달받았다고 김 교수는 증언했다.

만민중앙교회 당회장 이재록도 잠시 출소한 사이인 최근까지도 자동응답서비스(ARS)등으로 교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여신도 9명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살다 최근 건강상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잠시 풀려났다.

“무안 단물을 뿌리고 당회장 이재록 목사님의 ARS 환자 기도를 받았습니다. 그러자 그다음 날부터 상처가 꾸덕꾸덕해지고 나아지더니 깨끗해졌지요. 할렐루야!” 만민중앙교회 만민뉴스는 지난 19일 신도의 간증을 실었다.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이 손을 뻗고 기도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수감 중인 이단·사이비 종교 교주가 간접 통제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편지나 물로 교주 역할을 이어가는 건 교세 축소를 지연시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징역형을 십자가에 빗댄다. 끝까지 견디는 자들이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식이다. 이 말을 들은 신도들은 헤어나기 더 힘들다”고 우려했다.

또 “이단·사이비 교주의 간접 통제 방편은 개발·발전될 수 있다”며 “교정직 공무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들의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은정 기자, 이현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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