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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1973… 한국교회 회복 넘어 부흥 불길 댕겼다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돌 대회

  • 기사입력 2023.06.05 03:01
  • 최종수정 2023.06.06 15:00
  • 기자명 박효진 유경진 김동규 손동준 조승현 이현성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왼쪽은 통역을 맡은 김하나 명성교회 목사. 더미션 유튜브 캡처


“오늘 이 시간 예수님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길 원하는 분은 다 자리에서 일어나길 바랍니다. 주님이 여러분을 사랑하시고 여러분을 초청하고 계십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관람석을 가득 채운 스타디움 곳곳에서 군복 차림의 청년부터 나이가 지긋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하나둘 일어서기 시작했다. 총 6445명. 이들은 연단에 선 설교자가 선창하는 결신기도를 또박또박 복창했다. “하나님 아버지 저는 죄인입니다. 제가 지은 죄로 인한 잘못을 고백합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3일 오후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7만여명의 청중은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꼭 50년 전 이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반세기 만에 일깨운 복음의 첫사랑


1973년 6월 3일. 허허벌판 같았던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주강사였던 빌리 그레이엄(1918~2018) 목사는 광장을 빼곡하게 채운 110만여명의 청중에게 똑같이 ‘복음의 초청장’을 건넸다. 수만명이 “나는 예수를 믿겠노라”고 고백했다. 한국교회의 비약적인 부흥의 불씨를 지피는 순간이었다.

반세기가 지난 이날 연단엔 빌리 그레이엄의 장남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아버지를 대신해 서 있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 오른쪽에서 통역을 맡았던 김장환(극동방송 이사장) 목사 자리엔 김하나 명성교회 목사가 섰다.

 

 

 

1만명 찬양대가 찬송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합창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50년 전에도 장관을 이뤘던 1만명 성가대는 스타디움 남쪽에서 하얀 옷을 맞춰 입은 ‘백의의 천사’들로 바뀌어 있었다. 세월과 건물 등 눈에 보이는 것들만 변했을 뿐 부자 목사가 전하는 ‘복음의 가치’는 일점일획도 변함이 없었다. 이날은 한국교회가 잠시 놓쳤던 복음의 첫사랑을 회복하는 시간이자 침체됐던 한국교회에 부흥의 불씨를 지피고 갱신을 다짐하는 기회라 할 만했다.

이번 기념대회는 전국 교회 5100곳에서 성도 7만명이 참가했다. 50년 전에는 17개 교단이, 이번엔 23개 교단이 함께하는 초대형 연합집회이기도 하다. 2007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 이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도가 모인 행사로 꼽힌다.

 

쉽고 명확… 빌리 그레이엄의 귀환


빌리 그레이엄 목사 설교를 통역했던 김장환 목사 소개로 단상에 오른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대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복음의 가치’(막 8:31~38)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설교 스타일은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쉽고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와 리드미컬한 육성, 다소 빠른 설교 속도는 듣는 이로 하여금 메시지에 푹 빨려들어가게끔 만들었다.

 

 

 

기념대회 참가자들이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의 인도로 두 손을 든 채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여러분의 자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은행 계좌나 값비싼 가전, 자동차, 아파트보다 귀한 자산은 바로 여러분의 영혼이다.” 청중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결신을 호소하는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프랭클린 목사는 “하나님은 여러분을 로봇처럼 만들지 않고 자유의지를 주셨다. 여러분이 이 시간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일 수도 거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 여러분의 결정이 여러분의 영혼을 영원히 살게 하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선택지를 내밀었다. 통역을 맡은 김하나 목사는 프랭클린 목사의 손짓과 제스처 하나 놓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믿음의 결단’ 6445명…새 인생 출발


‘전도대회의 꽃’ ‘콜링(Calling)’의 시간.

프랭클린 목사가 설교 말미에 결신자를 일으켜 세우자 빨간 모자를 쓴 이들이 일어섰다. 이날 주최 측은 전도자에게는 하얀 모자를, 전도 대상자에게는 빨간 모자를 지급했다. 자원봉사자들은 결신자들에게 다가가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결신카드와 쪽성경으로 만든 요한복음을 선물했다. 결신자들은 전도 대상자들이 작성한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교회를 연결해주고 신앙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게인 1973’의 감동 곳곳에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찬송가 79장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박신화(65·영락교회) 장로의 지휘에 맞춰 울려퍼지는 찬송은 50년 전 1만명으로 꾸려진 찬양대가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에서 부른 곡이었다. 50년 전 입었던 한복 대신 이번에는 검은색 하의와 흰색 상의를 맞춰 입은 1만명이 당시 찬양대를 재현했다. 특별찬양곡으로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를 부를 때는 전율을 느꼈다.

 

 

 

참가자들이 설교 말미에 이어진 ‘결신의 시간’에 결신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영상축사를 통해 “성도 여러분이 사랑과 포용으로 치유하셨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계속 실천하고 이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50년 전 당시 왕십리 중앙교회 고등부 학생회장이었다.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에 살면서 차비가 없어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50년 만에 당시 여의도 광장의 감동과 열정을 되살릴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개회기도를 통해 “이번 대회를 통해 복음의 첫사랑을 회복하고, 한국교회에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예장백석총회 장종현 총회장은 격려사에서 “50년 전 부흥의 불길을 다시 한 번 피우자”고 호소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성도가 ‘기도의 지팡이’를 들고 기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기념대회 말미엔 한국교회 특유의 합심기도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인도로 입장할 때 받은 ‘기도의 지팡이’를 들고 때로는 무릎을 꿇고 한국교회와 다음세대의 회복, 결신자들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했다.

박효진 유경진 김동규 손동준 조승현 이현성 기자

특별취재팀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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