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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도 갈라 놓지 못한 교회 공동체…한·튀 교회의 아름다운 상생

한교봉, 한사협 통해 튀르키예 현지 동방정교회에 구호 물품 전달
향후 공동체 재건 등 교회 회복 위한 섬김과 지원 방안 모색키로

  • 기사입력 2023.02.23 08:57
  • 기자명 임보혁
김철훈(가운데)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메르신주의 메르신동방정교회를 찾아 이 교회의 조슈쿤 테이무르(왼쪽) 주교와 안타키아(안디옥)동방정교회의 드미트리 도움 신부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안타키아(안디옥)동방정교회의 드미트리 도움 신부가 레바논 출장을 갔다 튀르키예 하타이주의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든 건 지난 6일 새벽녘이었다. 얼마 뒤 깊이 잠이 든 그를 아내가 급히 깨웠다. 눈을 떠보니 건물 전체가 좌우로 흔들리더니 곧이어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렸다. 도움 신부는 옆방에서 자던 딸을 깨워 급히 집을 빠져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메르신주 메르신동방정교회에서 만난 도움 신부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번 지진으로 처제와 열일곱 살 조카가 목숨을 잃었다”며 “이들의 장례를 급히 치르고 지진이 일어난 지 이틀이 지나서야 이곳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안타키아동방정교회 교인 800여명도 지진 이후 도움 신부를 따라 속속 하타이주에서 차로 네 시간 정도 떨어진 이곳으로 피신해왔다. 현재 이들 대부분 메르신동방정교회의 도움을 받아 교회와 350여 교인 가정 그리고 인근 호텔 등에 머물며 숙식을 해결한다.
안타키아동방정교회 교인들이 이날 메르신동방정교회의 중정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들을 위해 한국교회와 튀르키예 한인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은 이날 튀르키예한인사역자협의회(한사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메르신동방정교회를 찾아 긴급 구호 물품 전달식을 했다. 김철훈 한교봉 사무총장은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들의 상황을 살피고 긴급 구호 활동을 위해 지난 17일 한교봉을 대표해 입국했다.

한교봉은 한사협을 통해 재해 복구 지원금 4000달러를 메르신동방정교회에 전달했고, 메르신동방정교회 측은 식용유, 밀가루 같은 식료품부터 여성용품 등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했다.
메르신동방정교회가 한교봉과 한사협이 전달한 지원금으로 구입한 구호 물품.


한교봉과 한사협의 이번 지원은 교파를 떠나 한마음으로 현지 교회 공동체의 회복을 꿈꾸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안타키아동방정교회는 한국 광림교회(김정석 목사)가 2000년 당시 프랑스영사관 건물을 매입해 봉헌한 안디옥개신교회(장성호 목사)에서 불과 400m도 채 안 떨어진 곳에 있다. 한사협 대표회장이기도 한 장성호 목사는 평소 안타키아동방정교회 측과도 친분을 쌓았던 만큼 자신과 같은 처지의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두 교회 건물 모두 이번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교인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조슈쿤 테이무르 메르신동방정교회 주교는 “안타키아동방정교회는 우리의 중심이자 지역 내에서 가장 큰 교회였는데 이번 지진으로 수천 년 역사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현재로서는 재건할 수 있을까 싶어 막막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무엇보다 흩어진 성도들을 다시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거주지가 제일 시급하다”면서 “구호 물품 등을 지원하며 도와준 한국교회에 감사드린다. 함께 힘을 모으면 머지않을 때 교회 건물을 재건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도움 신부도 “지진 후 세 번 정도 안타키아를 다시 찾았는데 갈 때마다 안디옥개신교회도 무너진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메르신동방정교회와 한국교회가 준 도움은 그저 교회 문을 연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받아준 것이다.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안타키아동방정교회와 메르신동방정교회 교인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한국교회가 튀르키예와 현지 교회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또 어떤 섬김이 필요할지 발견하게 된 시간이었다”면서 “이들을 돕고 섬길 한국교회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도 튀르키예의 빠른 복구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한교봉은 향후 한사협과 협의해 지속해서 튀르키예 현지 교회를 지원하며 공동체 재건을 도울 계획이다.

메르신(튀르키예)=임보혁 특파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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