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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강화” 시나이반도 곳곳 철통경계… 칼바람 속 시내산 올라

출애굽 루트 550㎞를 가다

  • 기사입력 2023.02.06 03:01
  • 최종수정 2023.02.06 06:13
  • 기자명 신상목

지난 3일(현지시간) 이집트 타바(성경명 에시온 게벨) 국경. 이스라엘과 마주한 이곳은 시나이반도 동쪽 아카바만(홍해)이 바로 인접한 곳이다. 이집트 출입국사무소 앞 100m 부근 도로엔 장갑차와 경찰 차량, 무장 경찰 등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이곳은 2014년 2월 16일 한국인 성지순례객이 탑승한 버스를 대상으로 한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의 자살 폭탄테러로 희생자가 발생했던 곳이다. 성지순례에서 타바 국경은 이집트 쪽 여정의 마지막 관문으로 이날 분위기는 고요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중심으로 한 성경 속 출애굽 성지순례 루트가 팬데믹 이후 본격 개방되면서 국내외 순례객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타바 국경 인근 검문소 앞 모습. 현지 군병력이 장갑차 등을 배치해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 출애굽 루트, 검문소만 12개


국민일보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한국성서지리연구원(원장 홍순화 목사)과 함께하는 출애굽 여정 성지순례’(순례단)에 동행했다. 순례단은 천지항공이 모집한 기독교인 34명이다. 순례단은 앞서 1일 오전 카이로를 출발해 시나이반도 시내산까지 3400여년 전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루트를 따라가면서 수많은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출애굽 당시 지명인 엘림까지는 경찰 차량이 순례단 버스 앞에서 호위했다. 순례단 버스엔 현지 무장 사복 경찰이 동승했다. 버스에 탄 경찰은 각 검문소 측과 소통하며 상황을 보고했다. 순례단이 거쳐간 검문소는 수에즈 운하부터 시내산까지 8곳이었다. 또 시내산부터 타바 국경까지는 4개 검문소를 지나야 했다. 현지 경찰 아흐무드 사이드(43)씨는 “현재 이집트 경찰과 군대는 시나이반도 성지순례 코스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허가된 곳만 여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검문소에서는 인원 및 여행 경로 등을 확인하고 통과시킨다”고 말했다.

홍순화 목사는 “9년 전엔 순례객들이 버스에서 내려 타바 국경 출국장까지 가는 거리가 멀어 안전에 취약했으나 지금은 가까이서 하차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많은 병력이 배치돼 빈틈 없는 경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애굽 여정을 따라가다

 

 

 

시내산 입구의 성 캐서린수도원 전경. 이곳엔 떨기나무와 모세의 우물이 있다.


순례단의 출애굽 여정은 민수기 33장을 근거로 짜여졌다. 카이로를 출발해 홍해(수에즈 운하 지역), 수르광야(출 15:22), 쓴 물이 나왔다는 마라(현지명 아윤 무사·출 15:23), 샘물 12곳과 종려나무 70그루가 있었던 엘림(현지명 와디 가란델·출 15:27), 신광야(출 16:1), 아말렉과 전쟁을 벌이는 동안 모세가 손을 들고 기도함으로 이스라엘이 승리해 제단을 쌓고 여호와 닛시로 불렀던 르비딤(현지명 와디 페이란·출 17장), 그리고 시내산까지 550㎞ 여정이었다.

대부분 광야 지역인 시나이반도는 물이 없는 메마른 땅이다. 2월은 우기로 불리지만 비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모래바람과 다양한 지형의 사막만 끝없이 이어졌다. 비옥한 이집트에서 살던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이후 불평과 원망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임을 실감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이들을 보호하시며 가나안으로 인도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와 닛시(승리)와 여호와 라파(치료)를 광야생활에서 경험했다.

 

 

 


이집트는 성경의 땅이다. 성경에서 우리말로 번역된 '애굽'은 총 655회 등장한다. 창세기에서 야곱의 아들 요셉은 형들에 의해 애굽으로 팔려가 총리대신이 되고, 이후 야곱 일가는 가나안에서 '입(入)애굽'해 나일강 삼각주 북서쪽 목초지인 고센 땅에서 살아간다. 이후 자손이 증가했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것처럼(창 12:2) 430년간 큰 민족을 이룬다. BC 1446년(통상적 추정 연대) 시작된 출애굽은 구약성경 출애굽기와 민수기에 자세히 등장한다.

시나이반도는 출애굽의 중심 무대였다.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 돌판을 받은 시내산이 대표적이다. 신약에서는 아기 예수가 헤롯왕의 유아 살해 음모를 피해 이집트에 피난을 온다. 예언자 에스겔(29장)과 이사야(19장)는 이집트에 대해 경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순례단은 시내산 입구 성 캐서린수도원(그리스정교회 소속)을 지나 시내산으로 향했다. 수도원에는 떨기나무와 모세의 우물이 있다. 시내산 정상은 해발 2285m로 순례단은 오후 늦게 영하의 날씨와 칼바람 속에 3시간가량 등정했다. 시내산은 화강암 산악 지역으로 주변엔 2000m 넘는 고산이 밀집해 있다. 순례단이 오른 시내산은 현지명 '제벨 무사'(모세의 산)로 불린다. 시내산 추정지 20여곳 중 유일하게 로마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 모두 인정하는 곳이다.

 

 

 

 

한국인 성지순례단원들이 지난 1일 낙타를 타고 시내산에 오르고 있는 모습.


시내산으로 가는 계곡과 연결된 곳엔 60만명이 모일 수 있을 정도의 넓은 평지, 금송아지를 만든 곳, 아론의 언덕, 이드로 계곡, 호렙산이라 부르는 봉우리가 있다. 시내산으로 향하는 또 다른 경로인 와디 아르바인에는 베두인 전승에 모세가 쳐서 물이 나왔다는 '모세의 돌'도 있다.

순례단 일원으로 참가한 노동우 목사는 "추운 날씨에 시내산에 오르면서 기독교인은 율법이 아니라 은혜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날마다 주님과 만나고 동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시나이반도(이집트)= 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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