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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엄친아] 고3이 매일 한시간 기도, 그래도 고대 합격

  • 기사입력 2023.01.30 10:39
  • 최종수정 2023.01.30 15:58
  • 기자명 신은정

엄마 친구 아들(혹은 아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지요? 누가 봐도 잘 자란 주변의 자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믿음을 지키며 잘 자란 엄친아도 참 많습니다. [교회엄친아]에서는 그런 신앙인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마냥 부러워하자고 그들을 섭외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 완벽해 보이는 그들도 그분 앞에서 한없이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만을 붙들고 지금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더군요. ‘왜 공부를 해야 하지’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당신 혹은 그런 자녀를 두신 학부모에게 교회 속 엄친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그분의 선한 계획이 있기에….

 

 

 

 


대부분의 질문에 무심하고 덤덤하게 “괜찮다” “그렇다”는 식의 말을 이어간 김성은(29)씨. 독자를 대신해 신앙 안에서 공부도 잘하는 꿀팁을 얻어내긴 글렀다고 단념하려던 중이었다. 그러다 “이거네!”하며 확신에 찬 순간이 찾아왔다. 김씨의 고3 여름 방학 때 이야기를 듣던 중이었다.

학창 시절 내내 공부를 열심히 했고, 심지어 공부를 즐기기도 했다는 김씨는 말 그대로 모범생이었다. 엄격한 부모님을 따라 주일 성수도 성실히했지만 김씨는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다. 누구나 그렇듯 슬럼프가 찾아왔다. 대학 입시 원서를 준비하는데 문득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대학 입학이 보장된 게 아니지 않나”라는 의문에 꽂혔다. 일순간 멘탈이 깨졌다. 불안한 마음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공부가 될 리 없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김씨는 교회 수련회에 갔다. 그곳에서 방언을 체험했다. 그렇게 하나님과 인격적 교제를 나눴다.

김씨는 “대학을 못 간다고 인생이 망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모든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며 “스트레스를 안 받고 공부하면서 입시 생활을 잘 마무리했던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씨 특유의 ‘범생이 스타일’은 신앙에서도 빛났다. “계속 기도해야 방언을 유지할 수 있다”는 교회 교사 말을 지키려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능시험 전날까지 매일 교회에 나갔다. 자는 시간도 줄이라는 고3이 무려 한 시간씩이나 말이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곧장 교회에 갔다. 세상적으론 크나큰 시간적 손실. 수련회를 마치고 나서 성적이 떨어졌다. 그런데도 마음은 평안했다. 그런 경험을 했기에 김씨는 학창 시절 시간 등을 여러 핑계로 신앙을 놓치는 이들을 돕고 싶어 했다. 한국을 잠시 방문하는 동안 기독교 기반 신앙 캠프인 올라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봉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고려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 중인 김씨에게 수학과 영어 두 가지의 공부법을 안 물어볼 수 없었다. 김씨는 이 질문에 ‘동기 부여’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원서를 꾸준히 읽어라’ 혹은 ‘수학 교과서는 꼭 챙겨봐라’라는 식의 방법은 전혀 없었다. 그러면서 “방법이야 학원에 가거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며 “주변 친구가 하는 방식을 따라 해도 되고,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방식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동기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계기’다. 크리스천 학생이라면 그 계기는 신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를 따라 교회를 다녔던 고등학교 시절, 김씨도 동기없이 공부했다. 잘하다가도 부딪히는 순간이 늘 온다. 심지어 신앙 안에서도 끊임없이 무너진다. 원하는 목표보다 더 좋은 대학, 원하던 과에 진학하고도 김씨는 또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대학원생인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씨는 “궁극적으로 신앙이 없으면 계속 도돌이표가 된다”며 “그러나 신앙을 붙들고 가면 넘어져도 다시 갈 힘이 생긴다”고 했다.

공부로 바빠서 주일 성수를 못 하는 경우에 대해선 단호한 답변이 나왔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주일성수를 안 하는 것은 불신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하나님과 관계가 중요한 건 데 우선순위에 뒤로 미루면 안 된다”고 힘주어 얘기했다.

강단에 서는 것을 목표로 미국에서 박사학위에 도전한 지 2년 반쯤이 지났다. 과정을 마치고 경력도 쌓으려면 지금 한 것 만큼보다 더 머물러야 한다. 자신이 택한 길이 생각한 것보다 좁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는 김씨는 여전히 흔들리고 회복하길 반복한다. 김씨는 “내가 목표한 일이 잘 안되더라도 하나님이 나를 향해서 어떤 꿈을 꾸시는지, 그 꿈을 이루는 통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척 가벼워진다”며 “하나님과의 소통을 게을리하면 그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했다.

 

 

 

 

 

 


김씨에게 최종적인 학업 목표를 물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는 사람에게 편지를 나눠주듯 그 사랑을 전하는 집배원이 되고 싶다”며 “그게 어떤 직업이든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지친 수험생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을 부탁하니 ‘학업, 하나님을 만나고 동행하는 로맨스’라는 달콤한 메시지를 써줬다. 학업과 신앙은 별개가 아니라며 “하나님과 관계가 기본적으로 사랑의 관계라서 로맨스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힘든 학업을 이어가는 것도 그분과 동행하심이 없으면 쉽지 않다”는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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