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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반가운 무이자 대출… 서민 어깨 펴주는 교회

초대교회 정신 살린 대출사역

  • 기사입력 2023.05.03 03:01
  • 최종수정 2023.05.03 07:28
  • 기자명 이현성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시행 중인 소액생계비 대출에 한 달여 만에 2만3000여명이 몰렸다. 하루 800명 정도가 50만~100만원이 필요해 급전 대출을 신청하고 있는 셈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 복합 위기가 불러온 현실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신용 평점이 하위 20%이면서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인 취약계층이 대상이며 해당 상품 금리는 연 15.9%다.

 

 

 

 

 

성도·이웃 45가구에 무이자 대출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 4:32) 성경에 등장하는 초대교회의 모습이다.

3고의 파도를 건너고 있는 한국교회에도 초대교회 같은 장면이 눈길을 끈다. 무이자·무기한 대출을 내주는 교회가 주인공이다. 성이연(가명·여·신일교회) 집사는 지난 3월 교회에서 100만원을 대출받았다.

혼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성 집사는 지난해 12월 일자리를 잃었다. 소득이 없던 그는 올 들어 3개월치 공과금도 내지 못했다. 성 집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생활이 어려웠던 걸 어떻게 아셨는지 전도사님에게 연락이 왔다. 교회에서 무이자로 돈을 100만원 빌려준다고 했다”며 “교회 덕에 밀린 공과금을 낼 수 있어 숨통이 트였다. 지난달엔 직장도 얻었다”고 했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신일교회(이권희 목사)는 10만~100만원을 융통하지 못하는 성도들의 경제적 혈을 풀어주는 방안으로 2020년부터 ‘SOS긴급구호 뱅크’를 시작했다. 대출은 최대 100만원까지 가능하다. 이자는 1원도 받지 않는다. 상환 규모와 방식 역시 모두 사용자 자율에 맡긴다. 살림살이가 팍팍한 교인을 겨냥한 사역이긴 하지만 교인이 아닌 이웃에게 대출을 내주기도 한다. 이권희 목사는 “지금까지 45가구에 4150만원을 대출해줬다”고 소개했다. 사용자 비율을 교인과 이웃으로 구분하면 2 대 1 정도다.

 

 

 

개척교회도 충분히 가능


인천 남동구의 예전중앙교회(박영래 목사)는 ‘민들레 은행’을 만들어 성도들에게 최대 100만원까지 무이자·무기한 대출을 해주고 있다. 건강보험료, 월세, 공과금을 내지 못하고 있는 교인이 지원 대상이다. 지금까지 약 100명이 5000만원을 이용했다.

이 교회 민들레 은행은 2006년 문을 열었다. 박영래 목사는 “당시 심방을 갔는데 교인이 가스가 끊겨 보일러를 못 때고 있었다. 전기가 끊겨 등을 켜지 못하고 있는 성도도 있었다”며 무이자 대출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17년 동안 상환율은 70%. 2년째 상환하지 않는 장기 연체자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 박윤옥 사모가 다달이 5만원씩 대신 갚아 나갔다.

박 목사는 “무이자 대출은 개척교회도 할 수 있는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상환과 후원이 끊이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교회의 긍휼 사역이 충분히 될 만하다. 30만원으로 무이자 대출을 시작한 이 교회 민들레 은행은 현재 2500만원을 운용 중이다. 10% 성도의 정기 후원금 1만원과 상환금은 17년이 지나 80배로 불어났다고 박 목사는 설명했다. 박 사모는 “현재 30명 정도가 정기 후원하고 있고, 이 중엔 대출 사용자도 있다”고 했다.

 

 

 

 

우는 자의 눈물도 닦아주는 사역


박 목사는 “무이자 대출은 우는 자와 함께 우는 걸 넘어 눈물도 닦아 줄 수 있는 사역”이라며 “정부 대출마저 금리가 높은 시기에 교회가 나서면 좋겠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도 이 모습을 보고 ‘교회에 소망이 있다’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이 목사 역시 “지금 한국교회는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을 실천하는 것’(요일 3:18)이 정말 중요하다”며 “무이자 대출은 현 시점에서 교회가 공공선을 실현할 실질적 방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천=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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