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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에어비앤비 숙소… 미·유럽 교회 건물의 슬픈 변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자 격감 서구 교회, 빈 건물 활용 고심… 한국은?

  • 기사입력 2023.04.11 03:00
  • 최종수정 2023.04.11 10:56
  • 기자명 서윤경 김동규 이현성 조승현 황수민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히스토리컬 홈’ 카테고리에 올라온 교회들. 영국 등 유럽과 미국에서 올라온 교회들이 관광지와 가깝거나 숙박 편의를 위해 리모델링을 거쳤다는 안내를 곁들였다. 에어비앤비 캡처


‘감리교 시계탑에 있는 펜트하우스’ ‘정원과 전원 풍경이 멋진 100여년 전 건물.’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이른바 ‘히스토리컬 홈(역사적 가치를 품은 숙박시설)’ 카테고리에 올라온 영국과 미국의 숙소 설명이다. 관광지와 가깝고 주방과 침실을 갖춘 장소라는 설명과 함께 ‘100년 넘는 역사’ ‘안락과 평화를 주는 공간’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공유 숙박업소로 변신한 ‘선진국 교회’


에어비앤비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선 역사적 가치를 품은 주택 예약이 2019년에 비해 2021년 54%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7월 ‘히스토리컬 홈’ 기능을 선보였다. 눈길을 끄는 건 이 카테고리에 올라온 일부 숙박시설의 정체다. 시계탑 펜트하우스나 풍경이 멋진 건물은 예배 공간, 바로 교회였다. 인구 절벽에 따른 신자 감소로 비어있는 교회 건물이 늘면서 유럽과 미국 등이 오래된 교회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8일(현지시간) 스와프햄시에 있는 성공회의 오래된 교회 건물 노포크교회를 사례로 제시하면서 ‘믿음이 쇠퇴하는 시대에 교회 건물의 미래를 고민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런 고민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방법이 숙박이다. 미국에서는 숙박업을 위해 아예 빈 교회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7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루이스오비스포카운티에 문을 연 숙박업소 처치하우스(Church Huis)는 100년 이상 예배당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사무실·이벤트 모임 등 용도 공유

 

 

교회 공간의 대여를 중개하는 처치스페이스 홈페이지. 에어비앤비 캡처


주중에만 빈 교회 공간을 빌려주는 중개 업체도 등장했다. 스타트업 ‘처치스페이스’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일주일 중 교회는 69%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되는 방식의 나눔이라는 신선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 공간을 제공하는 형태는 이벤트 모임 회의 등 다양하다. 서비스 지역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와 텍사스주 휴스턴과 댈러스, 뉴욕, 조지아주 애틀랜타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용객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달 플로리다주 세인트어거스틴 교회에 머물렀다는 한 고객은 “들어서는 순간 경외감을 느꼈다. 우리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평가를 남겼다. 처치하우스를 통해 교회 공간을 빌려주는 생수교회 프랭크 목사는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재정 스트레스는 사라졌고 공간 나눔을 통해 우리 교회가 외부 사람을 도울 기회를 갖게 됐다”고 했다.

 

 

‘교회 본질’ 고민 속 시대 요청 응해야


숙박시설 등으로 바뀌는 빈 교회에 대해 한국교계의 시각은 어떨까.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시대적 요청에 따른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최창국 백석대 실천신학대학원 교수는 10일 “50년 뒤 한국교회도 영국과 똑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며 “중요한 건 교회를 크게 짓는 것보다 교회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다”라고 전했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실천신학 교수는 공동선을 베푸는 도구로서의 교회 공간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공헌에 대한 철학이 먼저 정립돼야 하며 목회자와 교인 간 합의와 공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별사랑교회 목사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분리될 수 없다”며 “교회가 적극 나서 공간을 열고 이웃 사랑을 전하는 건 ‘예수님이 세속적인 세상 가운데 보내졌다’는 말씀을 실천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교회를 무작정 따라가선 안 된다는 견해도 있다. 조원경 하양무학로교회 목사는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생각해야 할 시기”라며 “만약 교회 공간을 사용해야 한다면 수련관이나 영성관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서윤경 기자, 김동규 이현성 조승현 황수민 인턴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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