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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대한민국보다 5년 빨리 늙어간다

그런데도 노인을 위한 교회는 없다

  • 기사입력 2023.03.23 03:01
  • 최종수정 2023.03.23 06:16
  • 기자명 박지훈
게티이미지뱅크


통계청이 각종 인구 통계를 ‘시각화 콘텐츠’로 구현해 지난달 27일 공개한 웹사이트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에는 한국사회 고령화 속도를 실감케 하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들 데이터에 담긴 몇 가지 전망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2024년 고령 인구(65세 이상) 사상 첫 1000만명 돌파’ ‘2025년 초고령사회(고령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 차지) 첫 진입’ ‘2039년 초고령 인구(80세 이상) 전체 인구의 10% 차지’….

그렇다면 한국교회 고령화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교회는 한국사회보다 더 빨리 늙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노인 목회’와 관련된 이슈엔 무관심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성도를 위한 교회 시스템의 대대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5년 뒤엔 10명 중 4명이 고령 성도


국민일보는 최근 한국교회 고령화 속도를 분석하기 위해 두 가지 자료를 비교했다. 하나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각각 2012년 10월, 2017년 10월, 2023년 2월 내놓은 데이터다. 여기에는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개신교인의 연령별 분포 현황이 담겨 있다. 다른 하나는 같은 시기 집계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 데이터다. 한목협 조사가 만 19세 이상(2012년은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행안부 통계 분석도 같은 잣대로 진행했다.

 

 

 


만 19세 이상을 놓고 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인구에서 차지하는 60세 이상 비율은 31.1%였으나 한국교회는 36.1%였다. 2017년엔 그 비율이 각각 24.8%, 30.8%였으며 2012년에는 각각 20.3%, 25.4%였다. 5~6년 주기로 이뤄진 분석에서 매번 5~6% 포인트 안팎의 격차가 일정하게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보다 대략 5년 정도 빨리 늙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5년 뒤 개신교인의 60세 이상 비율은 40%를 웃돌 듯하다.

 

 

 

‘외로움 달래자’ 교회로 향하는 발길


교회에 아이가 줄고 노인이 느는 현상은 한국사회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결과다. 그렇더라도 교회의 고령화 속도가 한국사회보다 빠르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문제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장은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한국교회는 교회 내 고령층 비중이 한국사회 평균치보다 큰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노인들의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해소해줄 수 있는 공동체가 교회 외에는 거의 없다는 점이 노인들로 하여금 젊은세대보다 교회를 더 많이 찾게 만드는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고령층이 느끼는 고립감은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다. 통계청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는 사회적 고립도와 관련된 항목이 등장한다.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누군가가 있는지, 힘들 때 대화할 상대가 있는지 등을 따져 고립도 비율을 평가했다. 2021년 기준 60세 이상은 그 비율이 41.6%로 각각 26.7%, 27.9%를 기록한 20, 30대를 크게 웃돌았다.

고령층이 외로움과 고립감을 교회를 통해 해소하려는 움직임은 각종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가령 목회데이터연구소 등이 2021년 10월 50~69세 성도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50·60세대의 교회 내 소그룹 참여율은 58%였다. 이듬해 11월 이뤄진 30·40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슷한 조사에서는 소그룹 참여율이 33%로 장년층보다 20% 포인트 이상 낮았다.

 

 

 

노인을 위한 교회는 없다?


올해는 베이비붐 세대의 상징인 ‘58년 개띠’ 세대가 65세에 도달한 해다. 지금의 고령층은 과거의 노인과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고령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첫 글자를 따서 ‘오팔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고령층을 위한 한국교회의 ‘종교 서비스’는 과거를 답습하고 있을 뿐이다. “1970년대부터 하던 경로대학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고령층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교회 내에 거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 노인 목회의 문제점으로 크게 ‘3무(無)’ 현상을 꼽았다. ①노인 목회 비전 부재 ②노인 성도를 위한 커리큘럼 미비 ③노인 목회 전문가 양성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였다.

손의성 배재대 기독교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학대에서도 이 분야 전문가를 길러내는 데 관심이 없고 노인 성도를 위한 성경 공부 교재도 오래된 것들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고령층은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활동적 노화(active aging)’를 지향하는 세대”라며 “교회는 노인 성도가 새로운 소명을 갖고 여생을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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