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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예루살렘 성지순례 현장은? 전 세계 순례객들로 ‘북적’

  • 기사입력 2023.03.22 16:06
  • 최종수정 2023.03.23 20:43
  • 기자명 박효진
안디옥미셔너리선교단체(AWMJ)와 안디옥교회(홍석영 담임목사), 행복한 안디옥교회(박신영 담임목사) 성도들이 지난 13일 성경 탐방지 벧산에 있는 원형경기장에서 단체사진을 찍은 모습.


이스라엘 성지순례 현장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된 모습이다. 기독교, 카톨릭의 사순절, 유대인의 유월절, 라마단을 앞둔 무슬림들까지 모여들며 예루살렘 성지는 가는 곳마다 전 세계에서 방문한 순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17일 예루살렘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 양달선(K&I 트래블 에이전시)집사는 “지난해부터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미국과 유럽에서 순례객들이 많이 모여드는 추세였는데 2020년 9월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이스라엘이 미국 백악관에서 아브라함 협정 체결 이후 코로나로 2~3년간 묶여 있던 중동지역 순례객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들어와 전국의 관광버스가 예루살렘으로 다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며 “광야에도 꽃이 피는 3월이 성지순례의 가장 성수기이다. 한국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순례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안디옥세계일주선교사역팀, 안디옥교회(홍석영 담임목사), 행복한 안디옥교회(박신영 담임목사) 성도들과 함께 하는 성경 탐방에 동행했다.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팔레스타인에서 개최된 안디옥미셔너리저리(AWMJ) 200번째 국가 선교사역 기념대회의 일환으로 이곳을 방문했다.

안디옥성결교회 이경림 권사가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요단강에서 발을 담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성경 탐방 팀은 첫째 날 예수님이 세례를 받은 요단강 세레 터, 벧산 국립공원, 갈릴리 호수, 산상수훈 중 팔복에 대해 설교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팔복교회를 방문했다. 이 가운데 요단 골짜기와 하롯 골짜기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벧산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벧산 국립 공원 내 고대 로마 사람들에 의해 건축된 야외 원형극장은 약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 이곳은 세례 요한이 사역하며 군중들에게 성경 말씀을 전한 곳이기도 하다. 객석 어느 위치에서건 무대의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는 우수한 음향 설계 기술 덕분에 세례 요한의 설교는 멀리 떨어진 객석까지도 명징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 원형극장에서 건너다 보이는 언덕지대는 사울 왕과 그의 세 아들이 못 박힌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벧산 국립공원을 나와 순례객을 태운 버스는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북쪽 요단강 (벳산)국경을 지나 갈릴리 호수 연안 길을 따라 한참을 달렸다. 잔잔한 평화로움이 깃든 갈릴리 호수를 바라보며 순례객들은 ‘갈릴리 호숫가에서’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기독교인들에게 갈릴리 호수는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시고 부활 후 찾아오신 곳이지만, 현대 유대인들에게는 이곳은 단순히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갈릴리 호숫가의 나루터에는 배를 타기 위한 성지 순례객들과 휴가를 즐기러 온 휴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안겼다. 마치 예수님이 있으셨던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겹쳐져 보이는 듯했다.

비오는 날의 갈릴리 호수의 모습


둘째 날 이스라엘에는 ‘봄비’라고 명명되는 ‘늦은비’가 왔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와 달리 이스라엘은 일 년이 ‘여름’과 ‘겨울’로 양분되는 지역이다. 연중 4월에서 10월 사이엔 덥고 건조한 긴 여름이 계속되며,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의 겨울은 온난하고 다습하다. ‘늦은 비’는 3~4월에 내리는데 이 비는 겨울 동안 자란 농작물의 마지막 결실을 충실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비바람이 치는 궂은 날씨에도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순례객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쓰고 가버나움, 가나안혼인교회, 지중해 가이사랴 등을 방문했다. 가버나움은 예수님이 제자들을 가르쳤던 회당과 베드로의 생가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풍병자를 친구로 둔 네 명이 예수님께서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수께서 사역하시던 집의 지붕을 뚫고 들어간 사건(막 2:1~12)이 일어난 곳이다.

가버나움 터 입구 담요를 얼굴까지 덮어쓰고 벤치에 누워있는 예수님을 형상화한 조각상 밑에 마태복음 말씀과 함께 전시돼 있다. 이 조각상은 캐나다 조각가인 디모디 슈말츠가 ‘예수님은 사역하는 동안 뚜렷한 거처가 없으셨다’는 의미를 담아 ‘집 없는 예수님(Homeless, Jesus)’을 제작했다.


가버나움 터 입구에는 담요를 얼굴까지 덮어쓰고 벤치에 누워있는 예수님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마태복음 25장 20절 말씀과 함께 전시돼 있었다. 이 조각상은 캐나다 조각가인 디모디 슈말츠가 ‘예수님은 사역하는 동안 뚜렷한 거처가 없으셨다’는 의미를 담아 ‘집 없는 예수님(Homeless, Jesus)’을 제작했다.

조각상을 유심히 바라보던 안디옥성결교회 이경림(65)권사는 “성경 말씀 구절이 잘못됐다. 조각상에 적힌 이 말씀은 마태복음 25장 20절 말씀이 아닌 40절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농담 섞인 어조로 “이스라엘 관광청에 민원을 넣어서라도 성경 말씀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는 이 권사의 말에, 성도들은 “역시 매일 성경 읽는 우리 권사님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해 질 녁 지중해 해변 항구 도시의 모습


비가 멈춘 뒤 해 질 녘 방문한 지중해 가이사랴는 순례객들에게 아름다운 붉은 노을을 선물했다. 이곳은 헤롯 왕에 의해 BC 22~10년에 세워진 지중해 해변의 항구 도시다. 바울의 선교 여행의 기지이자, 로마로 호송되기 전 2년 동안(BC 58~60)이 도시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감옥에 투옥된 곳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 도시에서 로마 군대의 백부장 고넬료가 베드로를 통해 이방인으로서는 처음 예수를 믿은 사람이 된 곳이다. 지중해 특유의 핑크빛 노을은 아주 짧게 하늘을 물들이고 사라졌지만, 평화로운 노을을 바라보며 순례객들도 잠시나마 여유와 낭만을 만끽했다.

성경 탐방 셋째 날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친 것을 기념하여 세운 ‘주기도문교회’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과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이 일어난 ‘마가의 다락방’,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이라 불리는 ‘비아 돌로로사’, 예수님이 승천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 세워진 ‘승천 교회’ 등을 방문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친 것을 기념하여 세운 ‘주기도문교회'. 이곳에는 약 100여 개국의 언어로 주기도문이 새겨져 있다. 사진은 한국어로 적힌 주기도문 앞에서 순례객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


약 100여 개국의 언어로 주기도문이 새겨져 있는 ‘주기도교회’에서는 순례객들이 자국의 나라 언어로 적 주기도문을 찾아다니고 사진을 찍느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인파가 붐비는 곳은 ‘비아 돌로로사’였다. 예수님께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셨던 장소부터 십자가에 달리셨던 골고다 언덕까지의 거리는 약 800m이다.

이 길을 너비가 2m밖에 되지 않는 좁은 골목길로 걸어 다녀야 했는데 옷 가게, 기프트숍, 식품점 등 상점들까지 들어서 있어 더욱 혼잡했다. 긴 행렬의 순례객들은 나라도 언어도 문화도 서로 다르지만 안전하고 질서 정연하게 움직였다. 순례객들의 마음에는 오직 우리의 죄를 위해 대신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향해 있는 듯했다.

안디옥성결교회 정영옥권사(중앙)와 이우림(왼쪽), 이하림 자매


안디옥성결교회 정영옥 권사(63)는 “성경으로만 읽던 십자가의 길을 직접 밟고 걸으며 예수님을 묵상하고 싶었는데, ‘비아 돌로로사’ 길에는 생각보다 예수님의 흔적이 없는 것 같아 슬퍼서 눈물이 났다”면서도 “눈으로만 읽고 귀로만 들었던 이곳에서 예수님의 흔적,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간이었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다시 방문해 주님의 흔적, 발자취를 한 번이라도 더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성경 탐방 팀의 해설을 맡은 양달선 집사(왼쪽에서 네번째)가 유대인들에게 자유와 항쟁의 상징인 '마사다'에서 순례객들에게 지형과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날 방문한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의 한 분파였던 에세네파(Essenes)가 종교적인 공동생활하던 ‘쿰란’, 유대인들에게 자유와 항쟁의 상징인 ‘마사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바다로 불리는 ‘사해 바다’는 예루살렘과 달리 비교적 한적한 모습이었다. 다윗 왕의 피난처이자 헤롯 왕에게도 세계 최고의 휴양지로 꼽힌 사해 바다 체험을 끝으로 순례객들은 성경 탐방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성경 탐방 팀을 인솔한 양 집사는 “성지 순례는 관광이 아니다. 무조건 여러 군데 방문해서 사진 찍는 점찍기 식의 순례가 돼선 안된다”며 “성지 순례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여행사를 찾기보다는 목적하는 순례 코스가 제대로 잘 짜였는지 살펴보고, 그곳에서 진지하게 묵상도 하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순례를 계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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