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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 여정 550㎞를 가다

  • 기사입력 2023.02.05 13:12
  • 최종수정 2023.02.05 14:05
  • 기자명 신상목
시내산으로 향하는 길.


이집트는 성경의 땅이다. 성경에서 우리말로 번역된 ‘애굽’은 총 655회가 등장한다. 창세기에서 야곱의 아들 요셉은 형들에 의해 애굽으로 팔려가 총리대신이 되고 이후 야곱 일가는 가나안에서 ‘입(入)애굽’해 나일강 삼각주 북서쪽 목초지인 고센 땅에서 살아간다. 이후 야곱의 자손은 증가했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것처럼(창 12:2) 430년간 큰 민족을 이룬다.

시나이반도는 출애굽의 중심 무대였다.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 돌판을 받은 시내산이 대표적이다. 신약에서는 아기 예수가 헤롯왕의 유아 살해 음모를 피해 이집트에 피난을 나온다. 예언자 에스겔(29장)과 이사야(19장)는 이집트에 대해 경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BC 1446년(통상적 추정 연대) 이스라엘 민족은 자신들을 압제하던 땅, 애굽을 탈출한다. 여기서 ‘출애굽’(Exodus)이란 이름이 유래한다. 민수기 33장은 출애굽 경로를 지역별로 차례로 밝힌다.

국민일보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한국성서지리연구원(원장 홍순화 목사)과 함께하는 출애굽 여정 성지순례’(순례단)에 동행했다. 순례단은 천지항공이 모집한 기독교인 34명이다.

순례단은 지난 1일 카이로를 출발해 홍해(수에즈 운하 지역), 수르광야(출 15:22), 쓴 물이 나왔다는 마라(현지명 아윤 무사, 출 15:23), 샘물 12곳과 종려나무 70그루가 있었던 엘림(현지명 와디 가란델, 출 15:27), 신광야(출 16:1), 아말렉과 전쟁을 벌이는 동안 모세가 손을 들고 기도함으로 이스라엘이 승리해 제단을 쌓고 여호와닛시로 불렀던 르비딤(출 17장), 그리고 시내산까지 550㎞를 이동했다.

“모세가 홍해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매 그들이 나와서 수르 광야로 들어가서 거기서 사흘길을 걸었으나 물을 얻지 못하고.”(출 15:22)
홍해(Red sea)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의 역사로 건너간 바다로 고센 지역과 시나이반도 사이에 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블레셋 사람의 길이 아닌 홍해 광야의 길로 인도하셨다.

순례단은 시나이반도 왼편 수에즈만 끝자락의 수에즈 운하 지역을 통과했다. 이후 수르광야로 향했다. 수르광야는 이스라엘 백성이 들어간 곳이다. 전형적인 사막형 광야로 끝없이 이어졌다. 물이 없었기에 광야에 자라는 식물은 거의 없었지만 간간이 보이는 로뎀나무가 버티고 있었고 멀리 산이 이어졌다.

수르광야 일대 모습. 산악 지형과 메마른 땅이 이어진다.


“마라에 이르렀더니 그 곳 물이 써서 마시지 못하겠으므로 그 이름을 마라라 하였더라.”(출 15:23)
수르광야에서 처음으로 만난 샘이 마라였다. 하지만 물이 써서 먹지 못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원망했고 그 소리를 들은 모세가 하나님이 보여주신 나무를 물에 던졌더니 물이 달아졌다. 하나님은 마라에서 이스라엘을 위해 법도와 율례를 정하시고 그들을 시험하신 후 순종할 때 주시는 복을 가르치셨다.

하나님은 “나의 명령에 순종하고 나의 규례를 모두 지키면 내가 이집트 사람에게 내린 어떤 질병도 너희에게는 내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주 곧 너희를 치료하는 하나님”(출 15:26, 새번역)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축복은 언제나 조건적이다. 축복은 그냥 임하지 않는다. 주님께 순종할 때 따라온다. 그 순종의 대가는 치료하는 주님, 곧 여호와 라파다.

“그들이 엘림에 이르니 거기에 물 샘 열 둘과 종려나무 일흔 그루가 있는지라 거기서 그들이 그 물 곁에 장막을 치니라.”(출 15:27)
엘림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마라를 떠나 도착한 곳으로 홍해를 건넌 뒤 두 번째로 진을 친 곳이다. 이곳은 12개의 샘과 종려나무 70그루가 있는 오아시스였다. 백성들은 엘림에서는 불평도 원망도 없었다. 마실 물과 먹을 게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만나와 메추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엘림에서 떠나 시내산 사이에 있는 신광야에 이르니 애굽에서 나온 후 둘째 달 십오일이라.”(출 16:1)
신광야(Wilderness Sin)는 엘림을 떠난 이스라엘 자손이 시내산을 가기 전에 지나간 지역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여정에서 지나간 광야는 에담광야 수르광야 신광야 시내광야 바란광야 신(Zin)광야가 있다.

광야는 하나님의 학교였다. 모세는 백성들의 원망을 듣고 하나님께 탄원한다. 그를 통해 하나님은 백성을 위해 물과 식량을 공급한다. 모세는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기도 한다. 인생은 광야길 같다. 원망과 불평 속에서도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은혜와 섭리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가나안을 향해 나아간다. 죄악의 노예 상태였던 인간을 구원의 길로 이끄시는 현장이기도 하다.

순례단은 신광야를 지나면서 다양한 지형들이 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산과 계곡이 나타났고 물이 없는 곳에서 깊이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싯딤나무도 보였다. 싯딤나무는 법궤를 만든 재료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여호와의 명령대로 신광야에서 떠나 그 노정대로 행하여 르비딤에 장막을 쳤으나 백성이 마실 물이 없는지라.”(출 17:1)
르비딤은 하나님의 지시대로 신광야를 떠난 이스라엘 자손이 신광야와 시내광야 사이에 진을 친 곳이다. 르비딤에서 이스라엘 자손은 물이 없어 불평하면서 모세에게 원망하고 반항했다. 모세는 이들을 책망했다. 그리고는 반석을 쳐서 물이 나오게 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곳에서 하나님께 대들었기에 ‘므리바’라 했고 하나님을 시험했기에 ‘맛사’라고도 했다.

르비딤에서 식수 문제가 해결되자 이번엔 아말렉이 몰려와 전투가 벌어졌다. 모세의 기도의 능력 속에서 여호수아가 중심이 된 이스라엘은 승리를 거뒀다. 모세는 아말렉과의 승리의 기쁨 때문에 ‘여호와 닛시’란 제단을 쌓았다.

“준비하게 하여 셋째 날을 기다리게 하라 이는 셋째 날에 나 여호와가 온 백성의 목전에서 시내산에 강림할 것이니라.”(출 19:11)
시내산은 이스라엘 백성이 르비딤을 떠나 도착한 시나이 광야에 있는 산이다. 시내산은 하나님의 산 호렙, 여호와의 산으로 불리워진다. 시내산은 성경에 60장이 기록된 중요한 곳이다.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시내산에 올라갔고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산 앞에 장막을 치고 모세를 기다렸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았고 40일을 머물렀다.

시내산 입구의 성 캐서린수도원 모습.


지난 1일 순례단이 찾은 시내산 입구엔 불타는 떨기나무와 모세의 우물이 있는 성 캐서린수도원(그리스정교회 소속)이 있었다. 순례단은 사막의 교통수단인 낙타를 타고 시내산 정상 부근까지 이동했다. 시내산 정상은 2285m로 순례단은 영하의 날씨와 칼바람 속에 등정했다. 순례단이 오른 시내산은 현지명 ‘제벨 무사’(모세의 산)로 불린다. 시내산 추정지 20여곳 중 유일하게 로마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 모두 인정하는 곳이다.

한국 순례단이 지난 1일 이집트 시내산에서 낙타를 타고 등정하고 있다.


제벨 무사는 4세기경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모친 헬레나가 성경 속 시내산으로 확정했는데 이는 당시부터 전해지는 기독교 전승에 입각한다. 실제로 시내산으로 가는 계곡과 연결된 곳엔 60만명이 모일 수 있을 정도의 넓은 평지, 금송아지를 만든 곳, 아론의 언덕, 이드로 계곡, 호렙산이라 부르는 봉우리가 있었다. 시내산으로 향하는 또 다른 경로인 와디 아르바인에는 베두인 전승에 모세가 쳐서 물이 나왔다는 ‘모세의 돌’도 있었다.

시내산의 또 다른 입구에 있는 '모세의 돌' 모습.


순례단 일원으로 참가한 노동우 목사는 “추운 날씨에 시내산에 오르면서 기독교인은 율법이 아니라 은혜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날마다 주님과 만나고 동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출애굽 모든 여정은 안전했다. 수많은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3일 이집트 출입국 사무소 앞 100m 부근 도로엔 장갑차와 경찰 차량, 무장 경찰 등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이곳은 지난 2014년 2월 16일 한국인 성지순례객이 탑승한 버스를 대상으로 한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의 자살 폭탄테러로 희생자가 발생했던 곳이다. 현지 경찰은 공항 도착부터 순례단 버스에 동승했다.

출애굽 당시 지명인 엘림까지는 경찰 차량이 순례단 버스 앞에서 호위했다. 버스에 탄 경찰은 각 검문소 측과 소통하며 상황을 보고했다. 순례단이 거쳐간 검문소는 수에즈 운하부터 시내산까지 8곳이었다. 또 시내산부터 타바 국경까지는 4개 검문소를 지나야 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 출애굽 루트의 검문소와 장갑차 모습.


현지 경찰 아흐무드 사이드(43)씨는 “현재 이집트 경찰과 군대는 시나이반도 성지순례 코스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허가된 곳만 여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검문소에서는 인원 및 여행 경로 등을 확인하고 통과시킨다”고 말했다.

홍순화 목사는 “9년 전엔 순례객들이 버스에서 내려 타바 국경 출국장까지 가는 거리가 멀어 안전에 취약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까이서 하차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많은 병력이 배치돼 빈틈 없는 경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나이반도(이집트)= 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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