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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상 건립’ 기독교 테마파크 정체는 ‘납골당’

피해자들 “납골당인줄 알고 투자”
납골당 허가 위해 테마파크 앞세운 듯
황학구 한국기독교기념관 이사장
납골당 관련 사기로 복역한 사실도

  • 기사입력 2023.01.31 03:03
  • 최종수정 2023.01.31 17:18
  • 기자명 장창일 김나영 김세윤
한국기독교기념관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실시간 헌금 모금 현황’. 모금을 유도하기 위한 거짓정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홈페이지 캡처

한국기독교기념관(이사장 황학구 장로)이 ‘137m 예수상’을 포함해 기독교 테마파크 이름으로 건립을 추진 중인 시설이 실제는 납골당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교계와 무관한 사업에 나선 황학구 이사장이 정작 교계 성도 등을 대상으로 모금을 시도하고 가상화폐까지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을 진행 중인 초기 투자자들은 황 이사장으로부터 ‘납골당 투자’ 제안을 받았고 납골당 완공시 거액을 돌려준다는 계약서를 쓴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사업부지는 단 한 차례도 납골당 허가를 받은 일이 없으며 종교시설(교회)을 짓겠다던 건축허가도 취소되면서 ‘첫 삽’조차 뜰 수 없는 실정이다.

납골당 사업에 10억원을 투자한 A씨는 30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납골당 허가를 쉽게 받기 위해 기독교 테마파크를 앞세운 것 같다. 사업의 실체는 납골당”이라고 폭로했다.

A씨에 따르면 황 이사장은 투자금 유치 과정에서 2017년(당시 법인명은 ‘국원하늘정원’) 투자자 조보상씨에게 “봉안당(납골당) 20만기를 만들 예정이며 투자하면 기당 29만원을 배당한다”며 구체적인 수익을 제시했다. 황 이사장 주장대로라면 납골당 완공 후 투자자가 받아갈 예상 수익은 무려 580억원에 달한다.
 

국원하늘정원(기념관 전신)이 투자자와 납골당 수익 배분을 약정한 계약서. 조보상씨 제공


납골당은 분양이 시작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로 큰 수익을 내지만 허가 자체가 쉽지 않다. 지역주민의 반대로 어렵게 받은 건축허가가 취소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에는 최대 5000기까지 납골당을 설치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등록 교인과 그 가족만 대상으로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애초에 설립이 어려운 납골당에 거액의 투자를 받은 이유는 뭘까.

또 다른 투자자 임성택씨는 황 이사장이 ‘납골당 전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황 이사장이 과거 납골당 관련한 사기로 복역한 일이 있다.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를 배경으로 또다시 납골당 사업을 벌여 신규 투자를 받으려던 게 목적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납골당은 물론이고 그 어떤 시설도 건축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 투자자는 현재 황 이사장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기념관 측이 교계를 상대로 진행하는 일반 모금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예수 조형물(예수상) 건립 특별 헌금자’를 모집 중인 기념관 측은 홈페이지에 ‘교단 500만원, 교회 200만원, 목회자 40만원, 성도 30만원’ 등 헌금액을 표기하고 약정 헌금을 받고 있다. 심지어 ‘실시간 헌금 모금 현황’도 게시했다. 하지만 기념관 관계자는 “아직 모금을 시작하지 않았고 홈페이지에 있는 기부자 명단은 임의로 올렸다”고 밝혔다. ‘모금 유도용 거짓 현황’을 게시한 것임을 인정한 것이다.

기념관 측은 자금조달을 위해 가상화폐까지 발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기념관은 이미 지난해 ‘도레아 코인’이란 가상화폐를 내놓고 ‘가상자산 공개’(ICO)를 시작했다. ICO는 기업이 가상화폐 발행 목적이나 규모, 운용 계획 등을 담은 백서를 공개하고 신규 가상자산을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사업 자금을 모집하는 걸 말한다. 하지만 기념관 측은 도레아 코인에 대해서도 “진행된 바 없다”고 발뺌했다. 기념관 관계자는 “도레아 코인은 현재 운영하고 있지 않고 투자자 모집 계획도 없다”면서 “언론에 보도된 싱가포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도 진행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장창일 기자, 김나영 김세윤 인턴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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