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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테마파크?… 실상은 ‘납골당’이었다

납골당으로 투자자·기독교 테마파크로 교인 헌금 모집 ‘이중 플레이’
가상화폐 ‘도레아 코인’까지 발행, 기념관 “발행 계획 조차 없다” 발뺌

  • 기사입력 2023.01.30 16:34
  • 최종수정 2023.01.31 13:58
  • 기자명 장창일
한국기독교기념관이 교계를 상대로 진행 중인 모금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 캡처


‘137m 예수상’을 비롯한 기독교 테마파크를 세우겠다는 한국기독교기념관(기념관·이사장 황학구 장로)이 충남 천안에 설립하려는 시설이 실제는 ‘납골당’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초기 투자자들은 황학구 이사장으로부터 ‘납골당 투자’ 제안을 받았고 납골당이 완공되면 거액을 돌려준다는 계약서를 쓴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교계와 무관한 사업을 하는 황 이사장이 정작 교계에는 기독교 테마파크를 짓겠다며 모금을 시도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물론 사업부지는 단 한 차례도 납골당 허가를 받은 일이 없으며 종교시설(교회)을 짓겠다던 건축허가도 지난해 취소되면서 ‘첫 삽’조차 뜰 수 없는 실정이다.

10억원을 투자한 A씨는 30일 “납골당 허가를 쉽게 받기 위해 기독교 테마파크를 앞세운 것 같다. 사업의 실체는 납골당”이라고 밝혔다.

황학구 이사장이 2017년 조보상씨에게 '봉안당(납골당)' 투자를 제안한 계약서 일부. 조보상씨 제공


황 이사장은 투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2017년 투자자 조보상씨에게 “봉안당(납골당) 20만기를 만들 예정이며 투자하면 한 기당 29만원을 배당한다”며 구체적인 수익을 제시했다. 황 이사장의 주장대로라면 납골당 완공 후 투자자가 받아갈 예상 수익은 무려 580억원에 달한다.

납골당은 분양이 시작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로 큰 수익을 내지만 허가 자체가 쉽지 않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어렵게 받은 건축허가가 취소되는 예도 있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에는 최대 5000기까지 납골당을 설치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등록 교인과 그 가족만 대상으로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애초에 설립이 어려운 납골당에 거액의 투자를 받은 이유는 뭘까.

또 다른 투자자 임성택씨는 황 이사장이 ‘납골당 전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납골당 관련한 사기로 복역한 일이 있는 황 이사장이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를 배경으로 또다시 납골당 사업을 벌여 신규 투자를 받으려던 게 목적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납골당은 물론이고 그 어떤 시설도 건축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 투자자들은 현재 황 이사장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며 소송이 진행 중이다.


기념관이 교계를 상대로 진행하는 일반 모금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예수 조형물(예수상) 건립 특별 헌금자’를 모집 중인 기념관 측은 홈페이지에 ‘교단 500만원, 교회 200만원, 목회자 40만원, 성도 30만원’ 등 헌금액을 표기하고 약정 헌금을 받고 있다. 심지어 ‘실시간 헌금 모금 현황’도 게시해 헌금이 진행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기념관 관계자는 “아직 모금을 시작하지 않았고 홈페이지에 있는 기부자 명단은 임의로 올렸다”며 홈페이지 내용이 사실이 아닌 걸 인정했다.

한편 자금조달을 위해 기념관이 가상화폐까지 발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기념관은 이미 지난해 ‘도레아 코인’이란 가상화폐를 내놓고 ‘가상자산 공개(ICO)’를 시작했다. ICO는 기업들이 가상화폐 발행 목적이나 규모, 운용 계획 등을 담은 백서를 공개하고 신규 가상자산을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사업 자금을 모집하는 걸 말한다.

한국기독교기념관이 '도레아 코인'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별도의 홈페이지 모습.


기념관은 도레아 코인에 대해서도 “진행된 바 없다”고 발뺌했다. 사무실 관계자는 “도레아 코인은 현재 운영하고 있지 않고 투자자 모집 계획도 없다”면서 “언론에 보도된 싱가포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도 진행된 일 없다”고 주장했다.

장창일 기자 김나영 김세윤 인턴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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