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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성경책, 어떻게 처분해야 할까

  • 기사입력 2023.01.24 17:00
  • 기자명 양민경
너무 낡거나 크게 손상돼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 성경책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사진은 낡은 성경책에 나무 십자가가 올려져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쯤 낡은 성경책 처분 방식을 두고 고민에 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신앙생활의 추억이 담긴 애장품이지만, 너무 낡거나 크게 손상돼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처치가 곤란해진다. 미국 복음연합(TGC)은 최근 홈페이지에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알기 쉽게 정리한 글을 공개했다. 글은 TGC 주요 필진인 작가 조 카터 버지니아 매클레인바이블교회 부목사가 작성했다.

카터 목사는 “독자에게 ‘낡은 성경책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국기처럼 성경도 공식적으로 정해진 처분 방식이 있을까요’란 질문을 받곤 한다”며 “이에 짧게 답하면 ‘당신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씀이 적힌 매체의 처리 방식에 대한 지침이 성경에 없기 때문”이다. 성경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개인 취향에 달린 선택적 문제”라는 것이다.

성경책 처리 방식은 미국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성경을 여러 권 소장한 모든 기독교인의 고민이다. 기네스북을 제작하는 영국 ‘기네스월드리코드’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성경이다. 영국 등 세계성서공회에 의하면 전 세계에는 성경 50~70억 부가 존재한다. 여기에 매년 1억여 권이 출판·배포되고 있다. 카터 목사는 “미국 한 가구당 평균적으로 성경 4.3권을 소유한다. 필연적으로 오래된 성경은 새 성경에 밀려날 운명에 처하는 셈”이라며 “그럼에도 대다수 기독교인은 오래된 성경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부적절하다고 여긴다”고 지적한다. “달걀껍데기나 우유 팩, 과자봉지나 음식물쓰레기 등 오물에다 성경을 던져버리는 건 신성모독이라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성경책 자체를 성스러운 것으로 여긴다는 데 위험성이 있다. 그는 “성경은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을 표현한 것이므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할 필요가 있지만 인쇄된 성경 자체를 성상처럼 취급해선 안 될 것”이라며 “미신적이고 우상숭배적 태도를 경계하자”고 말했다.

카터 목사는 성경책 처리에 적합한 방식으로는 매장을 꼽았다. "존경심을 담아 상징물을 처분하는 방식"이라는 이유다. 낡은 성경이 잔디밭 위에 놓여져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낡은 성경책을 처리하는 교회 고유의 방식이 따로 있을까. 카터 목사는 미국 국기를 예로 들며 존경심을 담아 상징물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소각’과 ‘매장’을 들었다. 둘 중 성경책 처리에 적합한 방식으로는 매장을 꼽았다. 책을 불태워 제거한다는 건 일부 사람에게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그는 “일부는 (성경책을 소각하며) 1930년대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유대인의 토라 두루마리를 불태운 나치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대인의 경우 따로 마련된 묘지에 토라나 기도서 등을 매장하는 방식으로 경전을 처분한다. 카터 목사는 “동방정교회와 로마 가톨릭도 매장을 올바른 폐기법으로 보는 것으로 안다”며 “개신교 복음주의자 역시 성경 본문을 존경한다는 의미로 성경책을 매장으로 처분하는 걸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기독교인이 신경 써야 하는 건 성경책 처분 방식이 아닌 성경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는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편 119편 11절과 요한일서 5장 3절을 들며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버리든 간에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님 말씀을 마음에 채우고 그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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