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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서정희 (12) 철저히 혼자된 결혼생활, 주님과 교제하며 외로움 달래

결혼 후 가족 친구 멀어져 외롭게 지내다
지인 전도로 교회 찾으며 하나님과 만나
고민 있거나 회개할 일 있을 땐 주님 찾아

  • 기사입력 2022.10.06 03:05
  • 최종수정 2022.10.20 10:41
  • 기자명 유영대
제주도 유채꽃밭에서 기도하는 서정희 모습을 딸 동주가 찍었다.


주님을 만난 것은 외로움 때문이었다. 결혼 후 철저하게 혼자였다. 친정 가족은 미국에 이민을 갔고 너무 일찍 결혼한 탓에 친구 관계도 다 끊어졌다. 아무리 둘러봐도 주변에 대화를 나눌 사람이나 친구가 없었다. 지인의 전도로 집 근처 교회를 찾았고, 그때 내 앞에 주님이 계셨다.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새벽기도, 금요 철야 예배에도 참석했다. 그러던 중 주님을 영접했고 마냥 행복했다. 곧 주님과 사랑에 빠졌다. 이후 주님 곁을 떠난 적이 없다. 기쁘나 슬프나 고민이 있거나 회개할 일이 있으면 주님을 찾는다. 주님을 의지한다. 주님은 나의 삶을 주관하시는 분이다.

사람들은 고통이 생길 때 자기 자신을 무너뜨림으로 고통을 잊는 것 같다. 술을 마시고, 신세 한탄을 하고, 나쁜 길로 빠지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엘리베이터 신’으로 기억되는 내 결혼 생활의 마지막 장면을 본 이들은 모두 나를 걱정했다. 결혼생활 내내 집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염려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내 뒤엔 하나님이 계시고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따라서 절대 흐트러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죽지도 않을 것이고 무너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나를 위한 기도를 시작한 건 최근 일이다. 평생 전 남편과 아이들 기도, 나라와 교회 식구들 중보기도만 했다.

요즘엔 회개 기도를 드린다. 내가 전 남편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이해하기보다 ‘내게 맞는’ 남편으로 만들려 애썼던 건 아닌지 회개한다. 아이들도 내 만족을 위해 강요한 것은 없는지, 자식을 위해 물에라도 뛰어들겠다고 했는데 과연 그 결심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회개한다. 결국 내 욕심이었다고 고백한다.

“말하기를 나(서정희)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끄럽고 낯이 뜨거워서 감히 나의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들지 못하오니 이는 우리(서정희) 죄악이 많아 정수리에 넘치고 우리(서정희) 허물이 커서 하늘에 미침이니이다”(에스라 9장 6절) 이런 한심한(?) 나를 기억해주시고 사랑하시는 주님께 감사할 뿐이다.

여전히 사랑이 두렵다. 삶이 두렵다. 부끄러워 할 말이 없다. 살기 위해 떠밀려 부득이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토록 지키려 했던 부부라는 성 바벨탑도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하지 않는가. 혼자이지만 더 성숙해졌다. 유방암에 걸린 뒤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기도한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나를 보내면서 ‘엄마는 아름답게 살다 갔다’고 생각하며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천국에서 해처럼 빛나게 살 거니까. 이것은 남겨진 아이들을 위한 내 기도이기도 하다. 죽는 순간까지 본향을 그리며 지속할 간절한 기도다.

여생 멋지게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힘들고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겠다. 시도하지 않으면 기회도 없다. 독자들도 무엇이든 시도하시길 바란다. 인생 사는 거 별거 없다. 복잡하게 살 거 없다. 감사하며 성실하게 살면 된다.

 

정리=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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