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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털터리 목회자의 기부 약속

김병삼 만나교회 담임목사 “훗날 은퇴할 때 받을 집까지 사회에 환원할 것”

  • 기사입력 2022.10.02 13:49
  • 기자명 박지훈
김병삼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담임목사가 2일 교회 창립 41주년 기념예배에서 ‘우리 교회가 믿는 것, 그래서 우리가 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유산 기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만나교회 제공


김병삼(58)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담임목사는 교계의 손꼽히는 스타 목사이지만 실상은 빈털터리 목회자에 가깝다. 본인 명의의 재산이 하나도 없다.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하지만 인세는 항상 헌금한다. 성도의 결혼식 주례를 서거나, 외부 집회 연단에 오른 뒤 받는 사례비도 교회에 내놓는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없다. 아버지의 유산이라곤 낡고 닳은 손목시계 하나가 전부다.

가진 게 없으니 아들이 결혼할 때에도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 아들이 과거 미국 유학을 떠날 적엔 돈이 없어서 김 목사 명의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자녀의 학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한데 이런 그가 기부의 뜻을 밝히겠다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그는 무엇을 내놓겠다는 것일까.

이런 의문은 만나교회 설립 41주년 창립기념주일인 2일, 김 목사가 전한 설교 말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만나교회 기획위원회는 언젠가 김 목사가 은퇴할 때 그에게 주택 한 채를 증여하기로 약속했다. 이것은 한평생 잇속을 차리는 데엔 관심이 없었던 담임목사를 예우하는 일이었고, 은퇴 이후 김 목사에게 안정적인 삶을 얼마쯤 담보해주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설교를 통해 이 주택도 훗날 사회를 위해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목사는 “돈에 얽매이지 않아야 승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 나라의 사람이 물질을 어떻게 대하는지 분명히 보여줄 때 교회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내게 중요한 것은 돈이 얼마나 있느냐가 아니다. 내가 우리 교인들에게 어떤 목사로 기억되느냐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제 딸이 장애가 있는 탓에 (딸에게 재산 일부를) 조금 남겨주긴 할 겁니다.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책임을 도외시하면 하나님도 기뻐하지 않으실 거니까요. 올해 들어 유산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이 운동이 한국교회 전체로 번지기를, 그래서 한국 사회가 바뀌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청지기 의식이 탐욕에 찌든 이 세상을 바꿀 겁니다.”

월드휴먼브리지 관계자가 2일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에서 한 성도에게 유산 기부 센터인 브리지소사이어티를 소개하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이날은 김 목사가 대표로 있는 ㈔월드휴먼브리지의 유산 기부 센터인 브리지소사이어티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브리지소사이어티는 만나교회 1,2,3층에 각각 브리지소사이어티 홍보 부스를 마련해 성도들에게 유산 기부 방법을 안내했다. 행사명은 ‘브리지소사이어티 선데이’. 브리지소사이어티는 국민일보와 월드휴먼브리지가 벌이는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기부’(세아기) 캠페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기구이기도 하다.

부스에 마련된 팸플릿이나 연필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눔, 빛나는 삶에 고귀한 가치를 더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씨앗’ ‘나눔의 다리를 놓는 사람들’…. 예배가 끝나자 부스에는 성도들의 발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이들은 유산 기부에 관심을 드러내면서 동참할 방법을 묻곤 했다. 월드휴먼브리지 관계자는 “유산 기부에 뜻이 있었으나 방법을 몰라 망설이던 분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세아기 캠페인 확산을 위해 다음 달 20일 경북 경산중앙교회(김종원 목사)를 시작으로 한국교회 곳곳에서 브리지소사이어티 선데이를 개최할 계획이다.

브리지소사이어티의 활동은 유산 기부 문화 확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크리스천의 자선 문화를 재고하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것도 이 기구가 만들어진 이유 중 하나다. 이 같은 취지를 살리기 위한 대표적인 활동이 최근 출간된 자선 관련 교재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다. ‘세상을 바꾸는 씨앗’에는 교회학교와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유치부 초등부 청소년부 교재가 각각 다른 구성을 띠고 있다. 집필은 기독교 교재 연구 그룹인 ‘민들레커뮤니티’가 맡았다.

에스겔선교회 대표인 김동호 목사는 추천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중요한 것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돈”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이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의 복이 되는 아이들’로 자라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남=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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