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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 철의 장막 넘은 ‘하나님의 밀수꾼’, 브라더 앤드류 국제오픈도어선교회 설립자 별세

  • 기사입력 2022.09.28 11:10
  • 기자명 신상목


냉전 시대 동유럽에서 동북아시아까지 종교 자유가 금지됐던 곳에 성경을 밀반입해 복음을 전한 국제오픈도어선교회 설립자 브라더 앤드류(사진·본명 반 데르 비일) 선교사가 별세했다고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94세.

앤드류 선교사는 네덜란드 특공대 출신으로 당시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쟁에서 부상을 입었다. 이후 병상에서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던 성경을 읽으며 회심했다. 이후의 삶은 선교사로 헌신했다.

그는 국제WEC선교회 훈련학교를 졸업한 뒤 공산권 선교를 준비하면서 폴란드 체코 등을 여행하면서 성경이 너무나 부족한 것을 깨달았다. 체코의 가장 큰 대형서점에서도 성경을 구할 수 없었다. 유고슬라비아 신앙 집회에 참석했던 앤드류 선교사는 목사를 포함해 7명만 성경을 갖고 있는 것에 놀랐다.

그는 이후 철의 장막 뒤에 숨겨져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최대한 많은 성경을 가져다 주기로 결심했다. 성경 반입을 위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1957년 처음으로 성경 밀반입 여행을 감행했을 때 그는 성경과 소책자를 자신의 폭스바겐 차량에 숨겨 유고슬라비아에 들어갔다. 국경 경비대가 그의 차량을 수색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는 나중에 ‘하나님의 밀수꾼 기도’라 불리는 유명한 기도를 드렸다.

“주님, 제 가방에는 이 국경 너머에 있는 당신의 자녀들에게 전하고 싶은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주님이 이 땅에 계실 때 눈 먼 사람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들의 눈이 멀게 해 주옵소서.”

그는 7주 동안 유고슬라비아에 머물며 80여곳에서 집회를 인도하며 성경을 배포했다. 그의 사역은 대표작 ‘하나님의 밀수꾼’(God’s Smuggler)이 나오기 전까지 거의 베일에 가려 있었다.

앤드류 선교사가 구 소련 국가들에 얼마나 많은 성경을 가져갔는지는 그 자신도 모른다. 추정하기로는 수백만권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60년대 후반 네덜란드에서 유행했던 농담이 이를 반영하는데, “러시아인이 달에 먼저 도착하면 무엇을 찾을까. 많은 성경을 가지고 있는 앤드류 형제이다.”

1965년 중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엔 성경 밀반입 작전을 본격화 했다. 68년 당시 소련이 체코를 침공했을 때도 경찰에 체포되는 것을 무릅쓰고 프라하의 한 교회에 성경을 전달했다.

81년엔 중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큰 성경 반입 작전이 이루어졌다. 일명 ‘진주 작전’으로 불리는데 200t이 넘는 성경이 방수 컨테이너에 실려 미국에서 홍콩을 거쳐 중국 남동해안 각 항구로 보내졌다. 이 작전으로 수천명의 중국인들이 체포됐지만, 성경 절반 이상이 중국인 손에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한다.

앤드류 선교사는 이슬람 선교에도 힘썼다. 그는 예수님이 우리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는 요한계시록 3장 8절 말씀에 따라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등 중동 지역을 방문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전했다.

이를 담은 책이 ‘빛의 전사’로 앤드류 선교사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뜨렸고 중동 내 기독교인의 존재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 앤드류 선교사에 따르면 중동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누구보다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사람들로, 다른 어떤 나라의 기독교인보다 더 열정적이며 갈급하게 주님을 사모한다고 증언했다.

브라더 앤드류 선교사의 활동을 담은 주요 저서들.


국제오픈도어선교회는 1955년 앤드류 선교사가 폴란드에 성경을 배달하면서 시작됐다. 선교회 사역은 공산권이 무너진 이후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대됐고 지금은 70여개국에서 1300여명의 선교사들이 박해 받는 교회를 섬기고 있다.

CT에 따르면 그는 미국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자가 됐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선교에 대한 믿음을 포기해야만 군사 개입을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무조건 증오하지 않았다. 테러리스트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그는 2011년 미군이 빈 라덴을 사살했을 때 슬픔을 표현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 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람은 결코 적이 아닙니다. 적은 악마 외엔 없습니다. 빈 라덴은 내 기도제목에 있었습니다. 나는 그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세상의 진정한 보스가 누구인지 전하고 싶었습니다.(I believe everyone is reachable. People are never the enemy—only the devil. Bin Laden was on my prayer list. I wanted to meet him. I wanted to tell him who is the real boss in the world.)”

주요 저서로 ‘하나님의 밀수꾼’ 이외에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도’ ‘빛의 전사’ ‘하나님의 부르심’ 등이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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