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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9.8시간, 주 5.7일 사역하는데 월 260만원… 팬데믹 후 온라인 부담까지… 부목사님의 ‘3중고’

목회데이터연구소, 553명 설문 조사

  • 기사입력 2022.08.18 03:01
  • 기자명 최경식

서울의 한 교회 부목사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 얼마 전부터 몸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성 장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온라인 사역까지 겹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과중한 교회 사역에 비해 낮은 사례비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고 어디 가서 이런 고충을 토로하지도 못했다.

17일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국내 교회 부목사 5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 이후 부목사가 보는 한국교회’에 따르면 부목사들의 생활만족도는 5점 만점에 3.2점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부목사 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 꼽은 것은 과다한 업무량(47%)과 적은 사례비(46%)였다. 이어 자율성 부재(27%), 담임목사와의 관계 갈등(21%), 교인들의 갑질(9%)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임 부목사의 경우 주 평균 5.7일을 근무하고 있었다. 이는 주 5일을 근무하는 일반 기업보다 긴 것이다. 부목사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9.8시간으로, 주 5일 하루 8시간 총 40시간 기준 대비 40%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목사의 월평균 사례비는 26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평균 가구소득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1인 이상 월평균 가구소득(농림어가 포함)은 332만원이며, 지난 1분기 월평균 가구소득은 482만원이었다. 사례비는 교회 규모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는데 작은 교회일수록 열악했다. 특히 교인 수 100명 미만 교회 부목사의 월 사례비는 177만원으로 올해 최저 임금인 199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로 달라진 목회 환경은 부목사들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사역이 보편화했는데 이 역시 거의 부목사들이 감당하고 있었다. 현재 국내 교회 부목사 4명 중 3명(73%)이 온라인 사역에 관여하고 있으며, 대부분 부목사(82%)는 온라인 사역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더욱이 온라인 사역을 하는 부목사 중 86%는 온라인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실은 부목사에 대한 교계의 인식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회 안에서는 여전히 부목사라는 직책을 임시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의 한 교회에서 사역하는 A목사는 “부목사로 재직하는 기간이 길어졌는데도 여전히 부목사를 ‘수련목’이라 부른다. 일정한 교육 기간을 갖고 담임목사를 보조하다 떠나는 임시직 정도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부목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문제다. 부목사의 근로시간 및 노동자로서의 정의가 불투명한 측면이 있다. 경기도에서 사역하는 B목사는 “가령 새벽기도를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는지 등과 관련한 문제가 항상 따라다녀 (부목사 입장에선) 근로로 생각하는 것도, 사회적으론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목사는)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진 간부직으로 인식돼 노동자로 여겨지지 않아 열악한 처우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부목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부목사의 일을 하나의 정규직, 전문직으로 이해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과거와 달리 최근엔 한 교회에서 장기간 머무는 부목사가 많아졌다. 아울러 제도적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는 “현재 많은 부목사는 1년짜리 임시직으로 당회 인준을 받고 있는데, 이를 바꿔 정규직으로서 당회 인준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많은 부목사는 교회에 들어오기 전에 자신이 받는 처우가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다”며 “일반 기업처럼 사역 계약서를 체결해 부목사도 사전에 기간 및 월급 수준 등을 알고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6월 16일부터 21일까지 기아대책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했다. 표본추출은 편의 추출로 목회데이터연구소 구독자 중 부목사 DB 활용 및 담임목사를 통한 해당 교회 부목사 대상 모바일로 진행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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